작성일 : 25-03-11 18:26
'집이 아닌 지옥' 된 대구 아파트…유명 브랜드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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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도도
 조회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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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여 동안 대구에서 신규 분양한 아파트 네 곳 중 세 곳은 입주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후분양 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준공 2~3년 전에 분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자금 마련 기간까지 짧다 보니 수요자가 섣불리 계약에 나서지 못해 ‘불 꺼진 새 아파트’가 쌓이고 있다. 대구가 후분양에 따른 준공 후 미분양 증가, 부동산 침체, 분양 연기, 다시 후분양의 악순환 고리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작년 이후 대구에서 총 12개 단지(조합원 취소분 공급 제외)가 신규로 분양했다. 이 중 9개 단지가 청약부터 경기광주역 드림시티 입주까지 시간이 1년 미만이었다. 이달 초 청약을 받은 동구 ‘e편한세상 동대구역 센텀스퀘어’(총 322가구)는 오는 11월 집들이를 한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달서구 ‘두류센트레빌 더 파크’(433가구)는 다음달 입주 예정이다. 계약금(10%)을 내고 30일 내 잔금(90%)을 치러야 하는 구조다.작년 대구 분양시장에선 수성구 ‘범어 자이르네’(103가구·2028년 9월 입주)와 북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1098가구·2027년 6월) 정도만 사실상 선분양이 이뤄졌다. 다른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선 후분양 공급이 손에 꼽히는 것과 차이가 크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문제가 심각해지자 2023년 대구시에서 주택사업 승인을 보류하는 등 공급 시기를 조절한 게 현재 후분양 증가의 한 원인”이라며 “사업 주체 쪽에서 시장이 살아날 때까지 분양을 미룬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전반적인 분양 성적은 신통치 않은 편이다. 단기간에 분양대금을 치러야 하는 만큼 수요자로선 진입 장벽이 높다. 중도금 없이 계약금과 잔금을 치러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세 차익을 노린 분양권 투자도 어려워 타깃층이 실수요자로 제한돼 있다. 후분양은 선분양에 비해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도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달서구의 A단지 전용면적 84㎡는 최대 6억3000만원에 공급됐는데, 주변 단지보다 1억원 가까이 높다.새 아파트를 시간적 여유를 두고 시세보다 저렴하게 마련하는 ‘청약의 메리트’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남구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 수성구 ‘대구범어아이파크’ 등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부 단지는 단기간 ‘완판’(100% 계약)을 했다. 하지만 대다수 단지는 미달 행렬 속에 ‘계약자 모시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구 아파트값이 2023년 11월부터 줄곧 하락세를 걷고 있고, 대출 규제까지 겹쳐 당분간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입주까지 기간이 짧은 후분양 물량은 금방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이어지기 쉽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규모는 8742가구였고, 이 중 광주역 드림시티 3075가구는 준공 후 미분양이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대구의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은 각각 1만124가구, 1065가구였다. 전체 미분양 규모는 줄고 있는데, 악성 미분양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후분양 비율이 높은 구조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경기광주 드림시티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사의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업계에선 부산도 위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최근 1년 새 준공 후 미분양이 1174가구에서 2268가구로 약 두 배로 늘었다. 북구 ‘한화포레나 부산덕천3차’, 서구 ‘e편한세상 송도 더퍼스트비치’ 등 후분양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미분양 규모는 정부 발표분보다 훨씬 크다”며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한 세제·대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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